웅진 갤리온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2012. 8. 29. 21:14문화의 페이지

 

 

 

 

 

 
 

 

 

1. 책 소개

넌 할 수 있어라는 다그침은 이제 그만!

쉼 없이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세상을 향한 유쾌한 선언

할 수 있어”, “빨리 더 빨리!”라고 외치며 나를 다그치는 세상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행복해지기는커녕 피로와 좌절, 우울감만 쌓여 가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권리 30가지를 담은 책. 세상이 온통 스마트해지길 권하고, 반드시 소유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늘어 가는 요즘이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늘 불안, 초조, 불만족에 시달리며 살 수밖에 없다. 우리를 얽매는 수많은 의무가 있기에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리는 배짱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는 왜 우리는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걸까? - 그냥 푹 쉴 권리’, ‘생각이 너무 많아 망치는 것들 - 생각하지 않을 권리’, ‘너무 열심히 산 게 문제였다 - “더 노력해라라는 말을 거부할 권리’, ‘가끔은 뻔뻔하고 당당하게 요구할 것 - 나잇값 하지 않을 권리’, ‘내 마음을 설명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 사교적이지 않을 권리’,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들에 대처하는 법 - 낙담하지 않을 권리등 주류를 이루는 가치와 트렌드에서 자유롭기 위한 과감한 부정에서부터 지금껏 억눌러 온 것들을 시도해 볼 권리까지, 읽기만 해도 통쾌해지고 행복해지는 30가지 권리들이 담겨 있다.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쉬어도, 그 무엇을 사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면, 후회와 반성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도 지쳤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2. 출판사 서평

 

왜 자꾸만 화가 나는가?

고도 경제 성장기에 사람들은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 시기에는 수많은 성공 신화가 발굴되고 유포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누구든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수성가의 꿈이 지배적인 소망으로 자리 잡았다.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사, 가스 물수건 배달원, 공사장 막노동꾼을 전전하면서도 밤새 공부해 서울대에 수석으로 합격하고 변호사가 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주인공 장승수 씨를 시작으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 여러 입지전적 인물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 꿈의 증거였다. 그들이 주인공이던 신화가 전하는 핵심 내용은 간단하다. 당신도 성공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 보라는 것이었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더 성공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쳐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실패는 다 노력이 부족한 탓이었다. ‘노력하면 누구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분발의 이데올로기는 한 시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누구나 장승수 씨처럼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점점 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접어들면서 바늘구멍만 한 가능성을 향해 온 힘을 짜내며 살아간다는 것,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피로한 삶이었다. 강제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스스로 알아서 다그치는 삶이 주는 스트레스를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게다가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성공 신화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우리 중 대다수는 젊은 시절에 10억을 벌지 못하고, 직장에서 언제 내쳐질지 모르며, 은퇴 이후의 긴 노후 생활에 필요하다는 10~20억의 자금도 마련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소수가 성취하는 기준을 모든 사람이 이룰 수 있다는 듯 등을 떠밀고 세뇌시킨다.

대다수를 실패자로 만드는 사회 속에서 열심히 노력할수록 더 행복해지기는커녕 더 피로해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제 묻는다. ‘이게 내가 진정 바라던 삶이었나?’ ‘나의 분발은 이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지나친 분발이 오히려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할 수 있다는 다그침은 이제 그만!

저자 역시 한때는 분발 이데올로기에 따라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다. “빨리, 더 빨리!” 하며 닦달하는 세상의 외침에 기가 죽어 조금이라도 쓸모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줄이려고 애써 봤다. 분 단위로 촘촘하게 스케줄을 짜기도 하고, 심지어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아껴 보기도 했다. 벤저민 프랭클린 이래로 유행하기 시작한 자기 관리또는 시간 관리라는 괴물에게 칭찬받으려고 지친 몸이 내지르는 비명도 못 들은 척 달렸다. 그러나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앉아서 일하는 이들의 고질병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된 것이다. 분발에 중독되고, 자기 착취에 열을 올린 결과 수개월에 걸친 치료와 재활의 고통 그리고 적지 않은 의료 비용을 고스란히 치러야 했다. 저자는 말한다. 분발하지 않는 자신을 못 견디다가는 결국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고.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기꺼이 즐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넌 할 수 있어라고 다그치는 분발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나를 다그치는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볼 시간과 여유를 스스로에게 허락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분발의 시대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권리인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그 행복한 발견

 

만약 내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지워 가다 보면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드러나겠지. 게으르거나 방종하지 않으면서 집착하지 않되 무심하지 않으면서 나답게 사는 길이 있을 테니 모든 해야 할 일들, 책임감, 의젓함을 잠깐 내려놓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히 있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란 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트렌드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무엇인가를 우격다짐으로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비우고 또 비워 내는 순간이다. 사회가 강권하는 통념을 의심해 보고, 승자 독식주의가 자아내는 초조함을 비우고,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막막함마저 비우는 시간이다.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가장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것들이 바로 이 시간들을 거친 뒤에야 나온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이 온통 스마트해지길 권하고, 반드시 소유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늘어 가는 요즘이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시대의 유행을 쫓아가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될 것처럼 위협하는 세상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소신이 없다면 늘 불안, 초조, 불만족에 시달리며 살 수밖에 없다. 우리를 얽매는 수많은 의무가 있기에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리는 배짱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 나날을 보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철저히 무위의 나날인 것 같은 그 시절에 겪었던 여유와 성찰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이 사회가 풀어놓은 경비견에 엉덩이를 물릴까 두려워하며 쫓기듯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나 이렇게 살기가 어디 쉬운가. 남보다 앞서 나가지는 못할망정 남보다 뒤처질까 봐 불안해서 주말이나 휴가 때도 마음 놓고 쉬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관성처럼 다시 분발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냥 쉬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싸워야 하는 과정이다. 불안한 우리에게 저자는 말한다. “괜찮아, 대세에 지장 없어. 각 안 잡고 살아도 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란 없다. 그날이 그날인 것 같아도 인간은 천천히 어느 지점을 향해서 간다.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인 성급함과 욕심 때문에 다만 실감하지 못할 뿐. ‘그것아니면 인생이 끝장날 것처럼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것들을 놓친다고 해도 실상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피곤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권리 30

이 책에는 주류를 이루는 가치와 트렌드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위해 과감하게 부정해야 할 권리에서부터 지금껏 억눌러 온 것들을 시도해 볼 권리까지, 읽기만 해도 통쾌해지고 행복해지는 권리 30가지가 담겨 있다. 그 권리들을 살펴보면 분발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비효율적인 걸림돌쯤으로 여겨졌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충분히 누려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평소 우리가 무엇에 짓눌리며 살아왔는지 드러난다.

극한의 피로에 이르러서야 마지못해 받아들인 휴식 시간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푹 쉴 권리가 있음을, 무수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생각만 하다 정작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에게는 생각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또 늘 어깨가 무겁고 한숨이 많은 어른들에게는 가끔은 뻔뻔하고 당당하게 나잇값 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라고 얘기한다. 그밖에도 불편하지 않은데도 신상품이 나오면 그것을 써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신제품을 사지 않을 자유를 누리라고 권하며, 보험을 들지 않을 권리와 사교적이지 않을 권리, 고전에 짓눌리지 않을 권리도 우리에게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책에 실린 다양한 권리들을 읽다 보면 노력과 분발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위축되었던 마음이 풀어지고,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된다. 그거면 충분하다. 철저한 무소유를 실천했던 인생 탐험가 하이데마리는 누구든지 자기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 한 번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면 그 인생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도 읽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그런 질문을 하게 만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인생의 소중한 것들은 우리가 무엇이 되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내려놓은 그 순간에 비소로 발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3. 저자 소개

저자 정희재

이름만 보고 남자인 줄 알았다가 글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는 독자들이 간혹 있어 밝힌다. 정희재丁稀在는 여자 사람이다. 나무 심기와 서예를 즐기시고, 농약과 거짓말을 싫어하시는 시골 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이름이다. 희재稀在를 풀이하면 드물게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어가 생략된 탓에 무엇이 드물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리송한 신비로 남아 있다. 다만, 식량이 드문 사태는 막아야지 않겠냐는 깊은 뜻에서 벼화자 부수가 들어간 희자를 선택하셨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밥은 먹고 산다. 감사한 일이다.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인도와 티베트를 비롯해 여러 나라를 여행한 뒤 온전히 글 쓰는 삶으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당신의 행운을 빕니다》《세계를 사로잡은 지혜의 나라 티베트 이야기》《나눌 수 있어 행복한 사람, 이태석이 있고, 그림책 칫솔맨 도와줘요!》《과자마녀를 조심해!에 글을 썼다.

 

 

4. 본문 중에서

20대 시절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숱한 격려의 말을 들었다. “넌 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그러나 그 말들은 내 귀에 와 닿기도 전에 발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 그런 말은 나도 하겠네.’ 젊음, 그 자체를 자산이자 동력으로 여기라는 말은 너무 뻔해서 알맹이 없는 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인생의 핵심을 단번에 간파할 수 있는 100점짜리 조언을 원했다. 또래들이 등산로 입구에서 얼쩡거릴 때, 힘이 덜 들면서 시간도 단축되는 지름길 같은 것. 그런 걸 알려 주는 인생 고수가 어딘가 있을 것만 같았다. 수많은 날들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진짜 인생 고수는 100점짜리 인생이란 허상에 불과함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이 무서운 까닭 :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을 권리중에서

 

선배가 한 말이 생각난다. “가장 위험한 때가 언제인지 아니? 글이 안 써질 때가 아냐. 오히려 손이 머릿속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글이 잘 풀릴 때지. 일이 잘 될 때는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무리하기 쉽거든.” 그래서 그 선배는 하루에 정해 둔 시간만큼 일한 뒤에는 강제적으로라도 자신에게 이제 그만!”을 외친다고 한다. - 멈추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 : 필요할 때마다 멈출 권리중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비가 오면 베란다 벽에 물이 새고, 벽지는 색이 바래 가고 있다. 단열을 소홀히 했는지 겨울엔 춥고 여름엔 찔듯이 덥다. 욕실의 세면대는 이사올 때부터 제 기능을 못한 채 방치돼 있다. 그 외에는 좋다. 만족스럽다. 집에서 앞산이 훤히 보이는 것도, 햇빛이 사방에서 들어와 밝은 것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구조도 마음에 든다. 투덜대려면 부족한 점이 한도 끝도 없이 쏟아지고, 감사하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 ‘갖고 싶은 것들과의 싸움 :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을 권리중에서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친구들 모임에서 학창 시절과 달리 유난히 말수와 활기가 줄어드는 이가 생기는 걸 본다. 그 친구는 모임 한 귀퉁이에서 존재감 없이 앉아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발길을 끊는다. 각자가 맞이한 삶의 바람에 형편껏 나부끼느라 몸도 마음도 고단해지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인생의 출발선은 비슷했건만 이제는 갈수록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는 또래들을 마주하는 것이 괴롭고 자존심 상하는 시기가. 우리는 왜 이리 자신을 들볶으며 힘들게 살아야 할까. 차라리 솔직하게 기죽고, 상큼하게 부럽다고 인정하면 좋을 것을. 깔끔하게 나의 상황을 인정하되, 기죽는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면 될 것을.

- ‘그래, 난 네가 부럽다! : 돈 없어서 기죽는 순간을 쿨하게 받아들일 권리중에서

 

혼자 있겠다고 하던 그날 밤처럼 살아. 그때 자네가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거나 눈치를 보지 않아서 좋았어. 사람들은 생각만큼 다른 사람 사정에 큰 관심 없어. 그런데 늘 남이 어떻게 볼까, 재다가 일생을 보내지. 그러다 이도 저도 할 수 없을 때가 돼서야 후회하지. 좀 더 나답게 살아도 좋았을 걸, 하고 말이야.”

- ‘내 마음을 설명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 사교적이지 않을 권리중에서

 

한때 나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었을 뿐이지만, 실제로 내가 느낀 중압감은 엄청났다. 밥맛도 없고, 사는 게 재미없고, 밤에 깊이 잠들지도 못했다. 그때 나는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실수를 통해 배우면 된다.’ 고백하건대 나는 실수보다 그 말이 더 무서웠다. 가뜩이나 실수의 무게 때문에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학습의 의무를 하나 더 얹어 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중략) 실수할 권리도 있다. 실패할 권리도 있다. 거기에서 딱히 뭔가를 배우지 않아도 괜찮다. - ‘왜 실수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야만 하는가 : 실수할 권리중에서

인간에게 끝까지 가 볼 권리가 있다는 것, 그걸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나는 미치도록 좋다. 굳이 어디에 도착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해 보는 것이다. 세상에 무익한 일이란 없다. , 굳이 행복해지거나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다. 끝까지 가 본 경험은 그 자체로 눈부신 생의 선물이 되어 생존이 아니라 진정한 여행으로서의 삶을 살도록 도와준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 ‘세상에 무익한 일이란 없다 : 끝까지 가 볼 권리중에서

 

광고에 흔들리고 지름신이 강림할 때마다 생각한다. 어치피 저 제품을 사도 끝내 나는 외로워질 것이고, 또 다른 행복을 갈구하게 될 것임을.- ‘무엇을 사든 끝내 외로워질 것이다 :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중에서

 

스피노자와 들뢰즈를 언젠가는 꼭 정독하고 싶지만 요즘 화제가 되는 책도 읽고 싶다. 재미있는 소설은 또 오죽 많은가. 그런데 고전 읽을 시간이 대체 언제 나느냔 말이다. 보기만 해도 한숨이 나오는 고전이 있다면 그 책과 만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고전을 억지로 읽지 않아도 될 권리가 분명 우리에겐 있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때에 이르러서는 앎의 욕구가 샘솟기도 한다. 읽고 싶을 때 읽는 책은 통째로 삼키고 싶을 정도로 달게 다가온다. - 죽을 때까지 다 못 읽는 권장 도서 : 고전에 짓눌리지 않을 권리중에서

조금씩 손해 보며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긍정적인 이기주의자이다. 내 마음의 평화야말로 어떤 이익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세상이 모두 하나의 그물코에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어떤 행위든 돌고 돌아서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당장 잃고 얻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 ‘조금씩 손해 보는 삶이 더 나은 이유 : 알면서도 속아 줄 권리중에서

 

순수한 겸허함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굳이 무엇을 하려 애쓰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존재 증명을 요구하는 것들, 우리를 인정투쟁으로 내몰고 초조하게 만드는 이들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 있는 그대로 우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존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왜 그토록 분투해야 하는가. - 에필로그 중에서

 

 

5. 차례

프롤로그

chapter1.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왜 우리는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걸까? - 그냥 푹 쉴 권리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이 무서운 까닭 -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을 권리

멈추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 - 필요할 때마다 멈출 권리

갖고 싶은 것들과의 싸움 -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을 권리

내가 앞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 보험을 들지 않을 권리

가끔은 뻔뻔하고 당당하게 요구할 것 - 나잇값 하지 않을 권리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을 권리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리라 - 하루쯤 자유를 최대한 누릴 권리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 1 - “나쁘지 않아, 이거면 됐어.”

 

chapter2. 왜 자꾸만 화가 나는가?

너무 열심히 산 게 문제였다 - 더 노력해라라는 말을 거부할 권리

그래, 난 네가 부럽다! - 돈 없어서 기죽는 순간을 쿨하게 받아들일 권리

내 마음을 설명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 사교적이지 않을 권리

제발 다른 회사에 가지 말라고 말해 줘 - 직장에 의리를 요구할 권리

신제품을 사지 않을 자유 - 스마트하지 않을 권리

왜 실수에서 무엇인가를 배워야만 하는가 - 실수할 권리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행복의 기술 - 자발적으로 불편을 택할 권리

세상에 무익한 일이란 없다 - 끝까지 가 볼 권리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 2 - 지나가는 말로라도 지겹다말하지 않기

 

chapter3. ‘할 수 있다는 다그침은 이제 그만!

한없이 지루했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 - 심심할 권리

무엇을 사든 끝내 외로워질 것이다 -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

죽을 때까지 다 못 읽는 권장 도서 - 고전에 짓눌리지 않을 권리

당신이 나와 같지 않아서 다행이다 - 딴지를 걸 권리

어제의 나와 흔쾌히 결별하는 시간 - 게으르게 산책할 권리

모두가 뜯어말리는 일일지라도 - 돈벌이가 안 되는 일을 해 볼 권리

11일이 아니어도 언제나 시작할 수 있다 - 나만의 달력을 가질 권리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 3 - “다 잘하려고 애쓰지 마.”

 

chapter4.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그 행복한 발견

무엇이든 진정 하고 싶어질 때까지 -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외롭고 고달픈 일상을 견디게 해 주는 마법 같은 힘 - 꿈꿀 권리

생각이 너무 많아 망치는 것들 - 생각하지 않을 권리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들에 대처하는 법 - 낙담하지 않을 권리

조금씩 손해 보는 삶이 더 나은 이유 - 알면서도 속아 줄 권리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공부를 원 없이 하고 싶다 - 배움의 때를 따지지 않을 권리

나는 어떤 마지막을 원하는가 - 존엄한 마지막을 보낼 권리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 4 -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에필로그